이제는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의 시대

코로나19 시대가 도래한 뒤 언택트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버스의 종류처럼 들리기도 하고, 게임 용어 같기도 하고, 우주와 관련된 합성어처럼 들리기도 하는 메타버스는 '요즘 애들'이 나중에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일상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디지털 지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메타버스에 관련된 내용의 신문 기사를 많이 접했지만, 명확한 개념이 서지 않았던 터라 직접 메타버스 전문가가 작성한 책을 구매했습니다. 김상균 교수가 집필한 '메타버스 -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메타버스의 뜻과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타버스의 의미

메타버스란 초월과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현실을 초월한 가상 세계를 뜻합니다. 우리가 요즘 흔하게 쓰고 있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담겨 있는 새로운 세상, 디지털 지구를 바로 메타버스라고 칭합니다. 제가 이전에 추측했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개념보다 오히려 친숙한 세계였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전에 '온라인 세계', '온라인 시대'라고 불렸던 것이 요즘, 그리고 앞으로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대체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단어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메타버스와 삶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인터넷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고,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금 제가 작성하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 TV의 존재를 위협하는 유튜브, 운전할 때 자동차 앞 유리에 길 안내가 나오는 HUD(Head Up Display) 기능, 언택트 시대 이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원격회의,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해 본 배달의 민족, 그리고 이제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온라인 게임 등 이 모든 것이 메타버스의 일종입니다.

 

 

메타버스의 종류

증강현실 세계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기억하시나요? 언젠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휴대폰으로 포켓몬을 잡으며 미션을 클리어하는 행동이 유행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포켓몬 고를 모르고 플레이해 본 적이 없었던 저는 사람들이 도대체 왜 아무것도 없는 곳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서 '잡았다'라고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포켓몬 고 게임은 현실 세계의 거리를 지날 때 특정 장소에 들어가면 스마트폰 포켓몬 앱에서 현실 세계의 모습에 포켓몬이 나타나 그것을 수집하는 단순한 게임이었습니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서 보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의 물체를 입혀 보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증강현실이라고 합니다. 또한 현실 세계의 특정 공간에 기계 장치를 놓고 그것을 통해 실존하지 않는 가상공간을 보여주는 방식도 증강현실의 일종입니다. 가령 코카콜라가 싱가포르에서 진행했던 눈 내리는 기계 이벤트가 그 예입니다. 마지막으로 방탈출 게임을 스마트폰 온라인 앱을 통해 야외 현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플레이 더 월드와 같은 경우도 증강현실로 볼 수 있습니다. 김상균 교수는 증강현실 세계를 '현실 세계와 판타지, 그리고 편의성을 더한 세계'라고 표현합니다. 

라이프로깅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는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기록, 저장하고 때로 공유하는 활동을 뜻합니다. 제가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 티스토리는 물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 역시 라이프로깅 세계의 일종입니다. 라이프로깅 세계의 이용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생산자의 역할로는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일상 등을 텍스트 화하거나 이미지화, 또는 동영상으로 기록하여 온라인 플랫폼에 저장합니다. 라이프로깅 세계의 소비자는 생산자가 올린 저장물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남기거나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나타냅니다. 또는 생산자의 공유물을 자신의 사이트로 퍼 오기도 합니다. 

라이프로깅 세계 이용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 세계에서 이용자들의 실제 모습과 삶 중에서 타인에게 비추고 싶지 않은 모습은 대부분 삭제하고, 남겨진 삶의 모습을 조금 다듬어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SNS를 이용했었고 현재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저의 모습과는 동일시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예전에도 잠깐 일상생활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블로그도 운영했었지만, 일상생활 중 제가 공유하고 싶은 부분 위주로 다듬어 공유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단순히 기록의 저장소 역할만이 아니라 동반자를 만나는 공간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찾기 힘들지만 메타버스에서 본인의 성향과 잘 맞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김상균 교수는 '현실의 나'에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를 뺀 뒤 '이상적인 나'를 더한 것이 라이프로깅 세계의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거울 세계

거울 세계란 현실 세계의 모습과 정보, 구조 등을 그대로 복사하듯 만들어낸 후 효율성과 확장성을 더한 메타버스를 뜻합니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 앱, 카카오 맵과 구글맵 같은 인터넷 지도, 언택트 시대 이후 각광받게 된 'Zoom'같은 화상회의 서비스가 거울 세계의 일종입니다.

배달 앱은 우리가 전화로 짜장면을 주문하고 오이를 빼 달라고 하고 짬뽕 국물을 추가해달라는 번거로움을 앱 클릭으로 단 몇 초 만에 주문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과정을 복제하면서 편의성과 효율성 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지도는,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로드뷰로 직접 가서 본 것처럼 살펴볼 수 있게 기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지역을 하늘에서 바라보았을 때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이 책상에 둘러앉아하는 회의가 아닌, 화상 캠을 통해서 진행하는 원격 회의도 현실 세계의 회의에서 필요한 구성과 기능을 복제한 뒤 효율성과 확장성을 더해 만든 메타버스입니다. 김상균 교수는 거울 세계를 현실 세계에 효율성과 확장성을 더한 세계라고 말합니다.

 

가상 세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오직 가상 세계가 곧 메타버스인 줄 알았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세계라 함은 당연히 가상 세계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메타버스의 일부만 알고 있던 셈이었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상상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전혀 다른 세계를 가상 세계라고 합니다. 가장 쉬운 예로 WoW(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LOL과 같은 온라인 게임, 가상현실 렌즈를 착용하여 가상 세계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요즘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에게 가장 핫하면서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로블록스'가 가상 세계의 일종입니다.

탐험과 소통, 그리고 성취감을 즐기는 가상 세계의 이용자는 대부분 MZ 세대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날로그 시대에 익숙했던 기성세대와의 소통이 단절되고 이해의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낳기도 했습니다. 가상 세계를 환호하는 MZ 세대는 현실 세계의 제약에서 벗어나 가상 세계에서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매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맨날 학교에 가서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를 강요받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학생들, 맨날 직장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직장 상사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반복적인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 집에 오면, 본인이 만족스럽게 소통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새로운 것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가상 세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이와 같은 모습을 통해 김상균 교수는 가상 세계를 신세계, 소통, 그리고 놀이의 집합체라고 설명합니다.

현실 세계를 외면한 채 가상 세계에만 푹 빠져서 사는 삶은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은 현실 세계가 없다면 가상 세계도 없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와 비교했을 때 더 효율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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