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로브히치 킬러'

우리 아빠가 변태 살인마라면?

영화 '클로브히치 킬러'는 클로브히치라는 매듭법을 이용해 여성들을 연속적으로 살해한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내용입니다. 범인을 찾지 못해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10년 전부터 같은 방식의 살인이 멈췄고, 주인공 타일러는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우연히 아빠의 트럭을 빌려 좋아하는 여자 에이미와 차 안에서 데이트를 하게 된 타일러는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도중 차 안에서 포박된 여자가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 본 에이미는 타일러에 실망하고 다음날 타일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지게 됩니다. 모두에게 변태로 낙인찍힌 타일러는 그 사진에 대해서 조사를 하게 되고 아빠의 창고를 뒤져봅니다. 그리고 차에서 발견한 사진과 비슷한, 포박된 사진들과 이상한 자료들이 있는 파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피해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이름 '노라'가 발견되고, 그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는데 연쇄살인사건 '클로브히치 살인사건'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평소에 매우 다정하고 가정적인 아빠가 클로브히치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은 타일러는 아빠를 의심하지만 그럴만한 행동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고민을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으려 하지만, 이미 변태로 찍힌 타일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클로브히치 살인사건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소문난 캐시에게 접근하여 본인의 고민을 늘어놓지만, 캐시는 타일러의 아빠가 단순히 변태일 뿐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타일러는 안심합니다.

타일러의 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게 된 캐시는 바로 타일러의 아빠에게 매듭법에 대해서 잘 아는지 물어보았지만 당황한 타일러가 화제를 넘기면서 상황은 정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찜찜한 캐시는 밤늦게 타일러를 찾아와서 같이 아빠 창고에 들어가서 이상한 도면을 찾았고, 그곳이 집의 지하창고였다는 점과 살인사건이 발생한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빠는 그런 조사를 하는 타일러가 본인의 존재를 알아챈 것을 알았지만 발뺌했고, 정황상 아빠가 살인마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계속 무죄를 주장하는 아빠의 모습에 일단 넘어간 뒤 본인은 스카우트 캠프를 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빠는 아내와 딸을 친정에 가서 쉬고 오도록 합니다. 이후 캐시는 타일러의 아빠가 살인자라는 것을 확신하고, 믿지 않는 타일러에게 연쇄살인의 희생자 중 한 명이 캐시의 엄마라는 것을 밝힙니다. 고민 끝에 캠프 도중 돌아오게 된 타일러는 캐시와 아빠를 미행하기로 결심합니다.

결국 또 다른 살인사건을 저지르려는 아빠를 발견한 둘은 사냥총으로 아빠를 겨누지만, 그 총을 빼앗은 아빠는 고민 없이 아들에게 총을 쏘려 하지만 탄창은 비어있었고, 이 틈을 타서 캐시가 타일러의 아빠 머리를 내리치면서 기절시킵니다. 경찰에 신고하려던 캐시를 붙잡은 타일러는 가족의 심리와 명예를 위해 신고 대신 실종신고를 하는 것으로 하고 본인이 직접 사살합니다.

 

 

넘치는 긴장감, 하지만 아쉬운 결말

영화 '클로브히치 킬러'에서 범인인 타일러의 아빠는 다정다감한 아빠로서의 모습과 살인마로서의 모습을 교차시키는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연기력과 동일한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감정이 메마른 기존의 연쇄살인마들은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연기를 잘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영화는 계속되는 긴장감과 제발 아빠가 범인이 아니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지만, 아들에게 고민 없이 총을 쏘는 모습은 더 이상 아빠가 아니라 완벽한 살인마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영화의 결말이었습니다. 잔인한 수법으로 연쇄살인을 했던 아빠의 살인 행위를 막고자 했던 타일러의 모습은 매우 현명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여동생의 충격과 실망할 모습을 방지하고 아빠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존중해주기 위해서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직접 살해하고 실종신고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캐시는 엄마를 살인한 범인을 찾아 복수를 했지만, 살인범의 가족은 아무런 죄가 없고 타일러의 의견을 존중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아마도 타일러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스스로와 가족들에게 당당하지 못한 혼자만의 고민 속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엄마와 여동생에게는 멋지고 다정한 남편과 아빠의 이미지로 남았겠지만, 타일러는 죽기 전까지 본인의 양심과 여러 번 싸우는 일을 겪게 될 것입니다. 만약 제가 타일러와 같은 입장이었다고 한다면, 저는 가족의 실망감과 충격이 매우 클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선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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