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이스'

아내와 직원들을 위한 복수로 다져진 남자

영화 '보이스'는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하고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영화입니다. 영화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반인을 속여서 진행되는 일인지 주인공 서준(변요한)의 아내 미연(원진아)의 피해 사례와 건설현장소장(손종학)의 사망 사례를 통해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서준의 건설현장에 통신망을 모두 끊어버리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가족에게 모두 전화하여 사기를 친 범죄조직이라는 것을 깨달은 서준은 전직 경찰이었던 본인의 본능을 일깨우고 건설현장에서 통신망을 끊어버린 범인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이전에 친했던 해커 깡칠을 섭외하여 보이스피싱의 조직을 역추적하기 시작합니다. 통신망을 끊어버린 범인을 통해 박 실장이라는 인물이 지시를 내린 것을 알고 그를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찰이 박 실장이 있는 현장을 덮치게 되면서 서준의 계획이 물거품 되자, 박 실장을 구출해내는 역할을 합니다. 박 실장으로부터 호감을 사서 정보를 캐내고 더 큰 조직으로 잠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직감한 서준은 중국으로 넘어가 천본부장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철통보안으로 이루어진 보이스피싱 조직세계에서 천본부장은 박 실장의 소개로 들어온 서준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일종의 사상검증을 통과시킨 뒤에야 조직에서 일을 하도록 지시합니다. 콜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서준은 몇백 명의 직원이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수습기간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선량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서 보이스피싱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전화선이 뽑힌 듯 연기했지만, 점점 직원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아내에게 전화했던 목소리의 주인공 곽 프로가 이곳의 실세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기획실에서 누군가가 돈을 훔치려는 모습을 포착하여 범인을 색출해내는 작업을 성공합니다. 그렇게 곽 프로의 마음까지 사게 된 서준은 기획실과 천본부장의 컴퓨터에서 각 보이스피싱 케이스마다 돈을 받을 수 있는 돈세탁 공장 위치를 알게 되고, 이를 깡칠에게 전달합니다. 깡칠 역시 다른 사채업자 덕팔에게 돈을 빌린 것이 있었기에 돈세탁 공장이 있는 중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 경찰은 박 실장을 도와줬던 서준이 깡칠과 연결되어 있다는 단서로 계속 추적해왔고, 중국 공장까지 찾아가서 위험에 빠진 깡칠과 덕팔을 구출해내고 서준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복하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곽 프로는 300억짜리 사상 최대 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서준의 계획으로 무산되었고 천본부장을 살해하면서 또 다른 사기를 치려고 했으나, 경찰의 진입으로 결국 체포되고 맙니다. 영화 '보이스'의 결말은 결국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고 이 조직의 우두머리인 황 사장에게 역으로 보이스피싱을 하면서 그를 체포하는 미래를 암시했습니다. 그리고 의심되는 전화가 있거나 돈을 요구하는 전화는 절대로 받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의 결말과 다르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현실

보이스피싱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사기수법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법이 고도화되고 치밀해집니다. '누가 이런 어설픈 사기 수법에 걸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보이스피싱에 걸려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고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의심을 해야 하는 습관을 꼭 길러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 '보이스'의 결말처럼 조직을 파헤쳐서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자들의 피해를 복구시키는 일은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제 가까운 지인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3000만 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경찰에 가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말씀드리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수사에 착수하기 전부터 이미 경찰은 아마 잡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미 경찰에 신고되는 시점과 그 이후의 경찰의 추적 행위까지 계산을 모두 한 상태로 진행된 사기수법이라서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수사를 착수하고 범인을 잡게 되면 알려준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했던 형사는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제 지인은 교육비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절대로 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저는 당시 의아했던 점이, 보이스 피싱당할 때 범인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 보았을 때 정말 어색하고 미숙하고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보이스'에서 미연이 처음 받았을 때처럼 피해자가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도록 긴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나가는 행위는 동일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아내로서,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이 세상의 어떤 감정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애를 이용하여 범죄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범죄 행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이 진행될수록 우리의 생활은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사람의 심리를 악용하여 선량한 피해자를 낳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전에 이러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대책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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