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아서'에서 자신감을 얻은 '조커'가 되는 과정
망상장애와 우울증, 웃음병을 가지고 있던 아서(호아킨 피닉스)는 광대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인간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어디에서나 무시를 받던 존재였습니다. 본인의 기분과 상관없이 간헐적으로 웃는 병을 가지고 있다는 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 했지만, 여전히 무시당하고 사람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다녔습니다.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푸대접을 받는 아서는 짝사랑했던 소피를 통해서 코미디 클럽에 가서 본인만의 코미디를 선보이지만 누구도 웃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또한 엄마로부터 본인의 친부가 고담시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가인 토마스 웨인이라는 내용을 듣고 직접 토마스 웨인을 찾아가지만 엄마가 망상장애 질병을 가지고 있고, 본인은 입양된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언제나 무시당했지만 엄마라는 존재마저 본인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독함을 느낀 아서는 더 이상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지하철에서 은행원 3명을, 그리고 이전 직장 동료를 살해합니다. 더 나아가, 위독한 상태에 빠진 엄마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아서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망정, 오히려 본인의 살해 행위로 인해 관심을 받게 됩니다. 아서는 이를 통해 존재감을 느끼게 됩니다. 방송국에서 조롱거리가 된 아서를 다시 초청하여 머레이 쇼에 출연하게 됩니다. 하얗게 분장을 한 아서는 본인의 이름을 '조커'라고 소개받기를 원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생각했지만, 아서는 이 곳에서도 머레이와 청중들에게 무시를 당하자 곧바로 머레이를 총살하게 됩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던 쇼였기 때문에 고담시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조커와 같은 생각을 가진 반사회적 사람들이 모두 시위에 나왔고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들은 경찰에 붙잡힌 조커를 구해주었고 자연스럽게 아서는 그들의 지도자가 됩니다. 그로 인해 조커가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을 떨쳐낸 것에 대해 만족해하면서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암시와 함께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범죄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실 영화 '조커'를 보기 전에 조커가 어떤 인물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배트맨과 다크 나이트에서 등장한 악역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영화의 연출과 개연성은 나락에 빠진 사람이 조커가 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조커'에서는 아서가 조커가 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이유를 나열합니다.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가진 약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천대받았기에 분노가 차오를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고담시는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인 면모가 극에 달한 '혼란의 도시'의 상징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서와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행위에 당위성이 부여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회는 구성원이 소통하고 합의하여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시위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감을 뽐내고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했던 조커의 행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들끓던 감정의 수도꼭지를 틀어버린 계기가 되어 폭동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아서 개인의 삶은 처참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범죄로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미 조커라는 캐릭터에 이미 예측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내심 반전을 기대했었던 입장에서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호아킨 피닉스의 명연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조커'를 끝까지 집중하고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서와 조커를 연기했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조커'를 촬영하기 위해서 23kg을 감량했다고 합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하루에 사과 하나와 상추만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의와 상의하에 안전한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진행했지만, 그 노력의 결과로 갈비뼈와 등뼈가 튀어나오는 등 연약한 조커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웃음병을 나타내는 장면과 사람들에게 무시당했을 때 느끼는 서러운 감정, 그리고 소피를 짝사랑하면서 자존감을 찾아가던 모습, 마지막으로 사람을 살해하고 죄책감 없이 자신감으로 차오르는 모습을 연기하는 장면은 한 사람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도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명연기 덕분에 호아킨 피닉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외에도 유명한 영화제에서 대부분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영화·드라마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보이스 :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를 표현한 영화 (0) | 2021.12.29 |
---|---|
영화 노트북 : 평생을 한 여자만 사랑했던 남자의 로맨스 (0) | 2021.12.28 |
나의 문어 선생님 : 대자연 앞에서 겸허해지는 영화 (0) | 2021.12.26 |
영화 기적 : 가족의 사랑을 알게 해 주는 영화 (0) | 2021.12.26 |
죽은 시인의 사회 :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0) | 2021.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