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뜻과 원인

경기 침체를 나타내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 상승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가 침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인플레이션의 뜻과 종류 : 물가와 화폐의 관계) 인플레이션의 기본 원리는 통화량 증가에서 나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과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입니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은 경기 부양책으로 통화량이 증가하여 기업의 투자와 고용 창출, 그리고 소득 증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을 말합니다. 물가 상승분보다 소득 인상분이 높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좋은 인플레이션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경기 부양책으로 통화량은 증가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기업의 제품 생산 원가가 올라가면서 생산량이 감축되고 고용이 축소되면, 오히려 소비가 침체된 시장에서 물가가 오르는 나쁜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이를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1차적으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국면의 연장선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경기는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과 소비자물가지수가 모두 오른 상태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더욱 하락하면서 더 큰 경기 침체를 몰고 옵니다. 1960년대 말-1970년대 미국의 모습이 그랬습니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적자 예산 상태였던 미국은 국채 발행을 통해 지출을 상쇄시키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70년대 미국은 통화량 팽창이 임금 상승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일으켰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실업률을 증가시켜 스태그플레이션을 발생시켰습니다. 임금 상승은 기업의 이익을 감소시키고, 고용을 감축시키면서 인건비를 절감하다 보니 생산량이 절감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듦에 따라 가격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 유동성 과잉 + 경기 침체 +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원인이 통화량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막대한 경기부양책으로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되었지만 실물 경제의 회복은 여전히 목표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전력난 문제와 미국 인프라 법안 통과 이슈 등이 향후 물가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터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력난 : 세계 최대 공급처의 혼란

세계 최대의 공급처이자 소비처 중 하나인 중국은 여전히 전력 공급의 원료를 석탄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호주의 對 중국 외교 노선 선회로 중국이 호주에 무역 제재를 가하면서 석탄 공급의 주요 처인 호주가 배제됩니다. 이에 석탄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최근 중국은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전 세계 제품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어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에 되려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추진

또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1,4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법안의 통과 여부 역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1970년대와 마찬가지로 미 정부와 민주당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확대해 대규모 정부 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통해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민주당과, 원자재 가격과 세금 인상, 임금 상승으로 인해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공화당의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은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1960년대 케인스 이론을 따랐던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정책과 그를 반대했던 밀턴 프리드먼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측했던 것과 같은 현상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스태그플레이션, 나의 자산은 어디에?

스태그플레이션은 저성장 고물가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입니다. 판매 원가가 높아지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판매가를 높여도 소비가 촉진되지 않아 결국 판매가를 낮추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혹은 판매가를 높이기보다 고용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기업의 마진은 떨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침체될 것입니다. 또한 채권시장에서는 채권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해 채권 투자의 인기도 떨어질 것입니다. 결국 저성장 고물가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을 자산은 원자재 시장과 금시장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요즘 금의 대체 제라고 불리기도 하는 가상화폐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은 3배 이상이 올랐던 것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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