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형 회복(K-recovery)이란?

경기가 무너지고 침체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상승장만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언제까지나 하락만 하지는 않습니다. 경기 침체 상태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더 부유해지는 계층이 있는 반면, 회복이 어렵거나 소득이 감소하는 계층이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회복하는 경기 양태를 K자형 경기 회복이라고 합니다. 보통 무너진 경제가 회복될 때 강력한 부양책을 통해 급 반전되는 V자형, 일정 기간 동안 침체되고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이어 다시 반등하는 U자형, 그리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하락 이후 장기간 침체되어 있는 모습을 L자형으로 말합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가져온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중앙은행, 특히 미국 연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2020년 3월 저점을 기준으로 꾸준한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회복을 보이고 있다는 말에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IT, 금융, 사무직 등 고소득 종사자 같은 경우에는 비대면 재택근무로 대체함으로써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피해가 극심하고 여행, 관광업계 종사자는 1년 넘게 직장을 잃었습니다. 방역을 위해 부득이하게 시행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가 더 큰 양극화를 초래했습니다.

고용시장의 양극화 :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

흔히 고학력, 고소득 노동자로 불리는 화이트 컬러 업종과 저학력, 저소득 노동자로 불리는 블루 컬러 업종간의 양극화도 심해졌습니다. I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산업의 부유층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고소득이었고 침체 이후에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 줌, 메신저, 메일, SNS 등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여행업, 관광업, 기타 서비스업 등 전통산업 중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매우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상기 업종들은 대면 영업을 필수로 하는 업종이고 비대면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취업자 수가 약 22만 명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고 대부분의 업종이 전통 서비스 산업 군이었습니다. 이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입니다. 자영업자의 충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8월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의 비중이 22.9%에 불과했습니다. 매출이 극심하게 낮아지다 보니 아르바이트나 직원을 고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상가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임차료를 할인해 주는 착한 임대인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높아졌고 자살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홍대나 이태원, 강남 등 중심 상권으로 불리는 곳들도 공실 천국이 되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자산 시장의 양극화 : 화폐 가치의 하락

비단 고용 시장에서의 충격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연준의 전례 없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넘치는 유동성이 공급되었고 금리를 0%대로 낮추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침체기와 넘치는 유동성을 기회로 삼아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는 현금을 주식과 부동산, 가상 화폐 등에 투자했습니다. 화폐가 넘쳐나서 화폐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자산 시장이 오를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실물 경기는 침체되어 있었지만, 코스피가 3,000을 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은 정부의 27차례 넘는 규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가격과 집값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등락의 상한선과 하한선이 없는 가상화폐는 하루아침에 200% 오르는 종목도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아마존에 이어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보다 높은 투자 양상을 보이면서 시가총액 전 세계 6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을 매입했던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양극화는 극심해질 것입니다. 2천만 원을 투자해서 불과 몇 달 만에 2억 원이 오른 아파트들이 많습니다. 2020년 3월 주가의 최저점에서 매수하여 몇십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여전히 연준은 매달 1200억 달러(한화 약 143조 원)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 원자재나 소비자물가가 계속해서 올라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세 때문에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자산 시장이 무한정 오를 수는 없습니다. 침체된 경기 속에서 물가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K자형 회복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신은 상단의 K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하단의 K로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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