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수색 :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의 광역 중심

마포구 상암동에 20,644㎡(약 6,245평)의 토지가 나대지로 8년째 방치되어 있습니다. 2013년 롯데쇼핑에서 롯데몰 개발을 위해 약 1,972억에 매입한 땅입니다. 백화점이 없는 마포구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던 롯데몰 부지는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표류하게 됩니다.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의 광역 중심이었던 상암-수색 지구는 서울 서북권 지역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2030 서울플랜이라고 불리는 서울 도시기본계획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구상한 도시기본계획의 별칭입니다. 공공과 시민, 전문가가 같이 참여하여 수립한 프로젝트로서, 계획의 수립 과정, 내용, 핵심 과제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상암-수색 발전을 위해 서울시는 상암동 DMC 산업단지와 수색역을 중심으로 하여 복합, 문화 관광단지를 구축하고 DMC 역에 환승체계를 개선하여 중심 상업 지구로 발전시키기로 계획했습니다. 이에 서울시와 코레일은 '수색역세권 개발 기본구상'을 수립하면서 수색 역-DMC 역 발전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상암 DMC 롯데몰 부지는 주민들의 생활 개선과 서울시의 도시개발계획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몰 부지의 반경 2km 이내에 백화점이나 복합시설이 없고 배후세대가 아파트 단지로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북권 주민들의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개발 지체 : 갈등과 변덕으로 8년 간의 표류

하지만 2013년 롯데쇼핑이 매입한 이래, 8년 동안 부지는 어떠한 개발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2013년 9월 롯데쇼핑은 세부 개발 계획안을 준비한 뒤 서울시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인근의 전통시장과의 상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허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마침 이 시기에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계에서 골목상권 보호라는 이슈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롯데쇼핑은 서울시의 요청대로 서울시와 전통상인, 롯데가 함께 전통시장 상생 TF를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3월에 판매시설 비율을 82%에서 67%로 15% 감소시켰고, 인근의 시장과 상점 상인번영회 사무실 리모델링, 지역주민 우선적 채용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 협력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시는 롯데가 제시한 상생 협력 방안을 전통 시장이 만장일치로 동의하기를 바랐고, 인근 17개 전통시장 중 1개가 반대했다는 이유로 롯데의 세부 개발계획 심의를 보류했습니다.

 

서울시의 보류 결정에 롯데는 곧바로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시가 세부개발계획을 별다른 이유 없이 장기간 동안 결정하지 않는 것이 위법이며 롯데의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서울시는 본 소송에서 패소가 예상되어 상생 협력과 관계없이 재심의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법원의 조정 권고를 수락한 뒤 소송을 취하하였으나, 2018년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이 '반대했던 나머지 1개의 시장과 상생 합의 후 세부 개발계획을 승인하도록 하라'라고 또다시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감사원이 서울시의 결정 지연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행정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심의 절차를 부당하게 지연했고 행정의 신뢰성이 훼손되었으며 롯데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또한, 인근 주민의 소비자 권리가 침해되었고 일자리 창출과 같은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를 상실했다고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장기간 지체된 세부 개발계획 결정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지시했으나 개발계획 심의는 이후에도 3년간 표류하게 됩니다. 

롯데몰 조감도

8년 만의 심의 통과 : 오세훈 시장의 추진 동력에 달렸다.

2021년 1월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하여 '상암 DMC 특별계획 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 안을 수정하여 통과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내용이 2013년 롯데가 제시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상업시설의 비율이 82%에서 36%로 약 46%가 감소되었습니다. 대신 오피스와 오피스텔 개발 비중을 49%로 늘렸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 오피스와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호황이라 충분한 수익은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8년간 롯데에서 지불한 이자 손실을 감안하면 애초에 기대했던 수익만큼은 거두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조변석개한 결정으로 지자체와 시행사, 주민 모두가 기대했던 사업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종 세부 개발계획을 토대로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에는 착공할 것으로 보이는 롯데몰 부지는 2025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이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의 프로젝트를 하나씩 비판해 나가며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30 서울플랜도 계획을 변경하여 오세훈표 '2040 서울플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년 대선을 위해 현재 정신없는 분위기를 보면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 개발 사업을 지지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성향을 미루어 보았을 때, 정책이 발표되면 롯데몰 부지의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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