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와 배우로 역주행

199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전형적인 미국의 10대 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로맨스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로 보일 수 있지만 등장인물의 연기와 극적인 요소와 재미, 그리고 풋풋한 분위기와 OST 등이 더해져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명배우 히스 레저(패트릭 역)가 2008년 사망하게 되면서 그의 역작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됨에 따라 히스 레저의 풋풋한 20대를 나타낸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역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히스 레저가 줄리아 스타일스(캣 역)에게 학교 운동장에서 부른 Frankie Valli의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1967년 발매된 고전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많은 로맨티시스트들의 애창곡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결혼식에서 신부 입장곡이나 신랑 입장곡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곡을 이 영화의 OST를 원곡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만큼 히스 레저가 영화에서 불렀던 장면이 명장면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내기로 시작한 연애 게임, 중독되다

데이비드 크럼홀츠(마이클 역)는 조셉 고든 레빗(카메론 제임스 역)이 캣 스트랫퍼드의 동생 비앙카 스트랫퍼드와 연애를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 위해서 연애 알선 사업(?)을 시작합니다. 숫기 없는 카메론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앙카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앤드류 키건(조이 도너 역)의 잘생기고 강한 이미지에 기가 눌려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비앙카도 조이를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했으나, 마이클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비앙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알고 보니 보수적인 아버지 월터를 둔 두 자매는 매우 다른 성향을 보였습니다.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비앙카와 달리 캣은 보수적이고 조용하며 비교적 덜 사교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월터는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비앙카에게 언니 캣이 연애를 하면 비앙카도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이 정보를 얻은 마이클과 카메론은 언니인 캣이 연애를 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으며, 학교에서 거칠고 불량한 학생으로 낙인 된 패트릭이 적임자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이미 패트릭에게 묻기도 전에 거절을 당한 카메론은 비교적 패트릭에게 접근하기 쉬울 것 같은 조이에게 다가가 패트릭을 설득하라고 이야기합니다. 패트릭을 설득하여 캣과 연애를 하면, 조이 역시 비앙카와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조이는 패트릭에게 다가가 캣과 연애를 하면 50달러를 주기로 했고, 패트릭은 더 많은 75달러를 요구하면서 거래가 성사됩니다. 하지만 이후 패트릭의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자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조이에게 요구하게 되고 패트릭의 작업은 더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문제는 작업을 진행할수록 패트릭이 캣에게 점차 진짜 매력을 느꼈고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캣 역시 패트릭을 좋아하게 됩니다. 실제로 캣이 파티에서 패트릭에게 마음을 열고 난 뒤 패트릭에게 키스를 하려고 하는 순간이 왔으나 패트릭은 지금 이 감정이 진짜인지 게임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혼란스러워합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감정이 진짜라는 것을 깨달은 패트릭은 더 이상 돈내기가 아닌 진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캣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패트릭은 그 유명한 명장면인 학교 방송반에서 마이크를 빌리고 악대에게 부탁해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부르며 캣에게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위기를 극복한 진짜 사랑

예측 가능한 스토리인 부분은 돈내기로 시작했으나 실제로 사랑에 빠진 커플이다 보니, 내기로 시작했다는 사실이 캣에게 들통나는 장면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파티에서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캣은 많은 실망을 해서 다시 둘은 소원해졌습니다. 하지만 실망한 마음과 동시에 패트릭에게 사랑에 빠진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시 발표 시간에 캣은 패트릭이 보는 앞에서 영화의 제목인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를 울먹이며 말합니다. 

 

'난 당신이 하는 말도 머리 모양도 싫습니다. 차를 모는 방법도 쳐다보는 눈길도 싫습니다. 무식하게 큰 장화도 싫고 나를 화나게 하는 당신이 싫습니다. 사실을 말하더라도 싫고 거짓말을 해도 싫습니다. 나를 웃겨도 싫지만 울릴 때는 더 싫습니다. 곁에 없는 것도 싫고 전화를 안 하는 것도 싫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싫은 것은 당신이 싫지 않은 것입니다. 조금도, 아주 조금도 전혀 싫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마음을 풀려고 했던 패트릭은 캣의 시를 듣고 캣에게 마음을 다시 표현했고, 조이로부터 받았던 돈으로 캣이 좋아하는 밴드용 기타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둘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이 덕분에 카메론은 비앙카의 마음을 사서 연애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히스 레저의 저돌적이고 남성미 넘치는 이미지와 목각인형처럼 지내던 캣이 점차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잘 융화된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입니다. 철학적인 메시지나 의미를 담고 있다기보다는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로 인지하고 감상하기에 적합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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