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렸던 옥시토신

우리 뇌를 살펴보면, 뇌하수체 후면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 호르몬이 있습니다. 언젠가 대중들 사이에서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호르몬이 옥시토신이라고 판단하여 언론에서 이것을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렀습니다. 잠자리를 가질 때 오르가슴을 느끼면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옥시토신의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상호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인데, 심리학자들은 이것이 두 남녀가 잠자리 이후에도 같이 있기를 원하는 방식이라고 추측했습니다. 그래야만 잠자리 이후에 어쩌면 생길지도 모르는 아이를 양육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사실, 두 부모가 옥시토신 분비를 통하여 상호 유대감을 느낀다면 그 아이를 기르는 일도 서로 공유하여 자신의 종족을 널리 퍼뜨릴 확률이 커집니다.

자폐 증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애착을 느끼지 못하거나, 비언어적 행위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공감능력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옥시토신이 정상 수치보다 낮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하면 더욱 사회적으로 변모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지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또한 동일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증상 역시 줄어듭니다.

 

신뢰감과 사회적 유대감에 관여하는 옥시토신

어떤 한 연구에서 피실험자들에게 정치인들이 TV 연설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보고 있는 연설 중 절반에서는 옥시토신의 영향을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위약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물론 피실험자는 어떤 것이 옥시토신이고, 어떤 것이 위약인지 알지도, 구분하지도 못했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피실험자들에게 어떤 정치인의 말이 가장 신뢰가 가는지, 또는 어떤 사람에게 투표를 행사하고 싶은지 질문하자, 사람들은 옥시토신이 몸속에 돌고 있을 때 시청했던 정치인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옥시토신이 신뢰의 느낌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몸이 아플 때 주변 사람이 우리를 간단히 돌봐주거나 간호했을 때,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빨리, 더 완전히 회복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플 때 발생하는 이러한 간단한 사회적인 접촉도 옥시토신을 분비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은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리며, 면역계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줄여줌으로써 건강을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옥시토신의 진짜 역할

곁에 없으면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더 애틋해지거나 더 보고 싶어 하는, 그래서 더 애착이 강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뇌과학적으로 사실입니다. 옥시토신의 수치는 사회적 지지의 공백 상태 또는 사회적 기능이 빈약한 상태에서도 증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옥시토신은 사회적 접촉을 찾도록 재촉하는 일종의 괴로움의 신호로 작용할지도 모릅니다. 사랑할 때도 분비되고, 사랑이 없을 때에도 분비되는 옥시토신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옥시토신이 의식에서 사회적 정보가 노출되는 정도를 조절하고, 개인과 처한 상황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사회적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옥시토신의 진짜 역할은 사회적 행동을 조직하고 정돈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옥시토신을 통한 약물치료가 신뢰를 고취하고 성격장애나 사회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과 같은 약물이 아닌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도 옥시토신을 활성화하고 정도를 조절하여 비슷한 치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옥시토신 수치를 증가시켜주며, 특히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듣거나 연주할 때 증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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